아하랩스 백엔드 개발 리드 한준현 이사님 인터뷰
2023-10-30
아하랩스는 2차전지, 반도체, 헬스케어 등 산업용AI 분야에서 실시간 데이터 자동 수집, 이상탐지, 예지보전 AI 솔루션으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하랩스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인데요, 오늘 만나볼 주인공은 아하랩스 백엔드 개발 리드 한준현 이사님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아하랩스 한준현 이사입니다. 아하랩스에 2020년 4월에 합류했으니, 벌써 3년이 훌쩍 넘었네요. 6년차 백엔드 개발 리드이고, 그 전까지는 15년간 윈도 클라이언트 개발을 했습니다. 윈도보다 더 범용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웹&앱 환경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우리도 이런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구나’라는 성공경험
Q. 아하랩스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나요?
A. 2021년 겨울 즈음 시작했던 프로젝트 하나가 기억에 남아요. 반려동물을 반려인 없이 택시에 태워서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치료가 끝나면 다시 택시에 태워서 집까지 데려다주는 ‘펫택시’ 서비스인데, 그때 네 명이서 서비스 전체를 통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게 참 막막했어요. 그 전까지는 소프트웨어의 일부 기능만 맡아서 개발하곤 했거든요.
그 프로젝트에서는 말 그대로 A부터 Z까지 다 해야 했어요. 회원가입부터 동물병원 등록, 택시 예약, 기사 관리, 운행 정보 등등. 게다가 사람이 타는 게 아니라 반려동물이 타는 것이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도 연결해야 했죠.
Q. 그 중에서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A.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처음에 생각지 못했던 요구사항들이 계속 발견됐어요. 서비스 기획 측면에서 미숙했던 거죠. 예를 들면, 택시를 사용하는 고객이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다보니 동물 고객을 고유번호로 관리할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서울시가 제공하는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에서 힌트를 찾았죠. 그 정보와 연동해서 기능을 구현하느라 머리가 좀 아팠어요.
데이터베이스도 얼마나 많이 갈아 엎었는지 몰라요. 고칠 게 너무 많아서 ‘수정하느니 그냥 처음부터 다시 만들자’ 했던 거죠.
Q.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겠어요. 어떻게 돌파하셨어요?
A. 사실 개발에 빠져들면 몰입하게 되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많이 안 받는 편인데요, 그때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제안서 받고 완성까지 주어진 일정이 3개월밖에 안됐거든요.
그런데 그게 되더라고요? 돌이켜보면 그때 사람이 네 명뿐이라 소통이 아주 긴밀하게 잘 된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성취감이 상당했습니다. 사업적 관점에서 우리도 이런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어 낼 수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성공 경험이 생긴 거죠. 그때 얻은 자신감으로 회사를 이만큼 키울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Q. 그때의 경험이 아하랩스에 새로 입사하시는 분들께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A. 음… 무한한 지지요. 어떤 프로젝트든 일정은 늘 빠듯한데요, 그래도 누군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보고 싶다거나 특별한 기능을 추가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면 다들 지지하고 지원하는 분위기에요. 만약 안 되면 또 다른 방향을 찾으면 되니까요. 누구도 절대 비난하지 않아요. 우리는 결국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애자일을 도입한 이유는 다름아닌 ‘소통’
Q. 굉장한 자신감이네요. 어떻게 가능한 거죠?
A. 저 혼자 수습하지는 않을 테니까요!ㅎㅎ 다같이 자기 일처럼 해주니까 가능한 거죠.
그런데 이런 자신감이 생긴 데에는 어려운 경험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또다른 프로젝트 하나가 더 생각나는데… 그때는 육체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현재 아하랩스 제품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LISA는 스마트팩토리형 AI 솔루션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프로젝트에 비하면 개발 일정도 여유가 있었고,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반 기술도 다 갖고 있었어요. 어떤 걸 완성하겠다는 목표도 명확했고요,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죠. 거리낄 게 없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거기까지 가는 길이 잘 안 보였어요. 출발 준비도 다 됐고 목표 지점도 명확한데, 뭔가가 자꾸 삐그덕거리면서 나아가질 않는 거예요. 목표 지점까지 가는 데에는 여러 길이 있을 수 있는데, 다들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것 같았죠.
Q.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이를테면 AI, 프론트엔드, 백엔드 각각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는데, 정작 프로덕트로 만드려니 조합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문제의 원인을 진단해보니 소통 부족이었죠.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먼저 개발하고 있었던 거예요. 예컨대 프론트엔드의 어떤 기능을 돌아가게 하려면 서버의 특정 부분이 먼저 구현돼야 하는데, 서버는 서버 관점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다른 기능을 먼저 개발하고 있었던 거죠.
프로젝트 인원이 여덟 명쯤 됐는데, 네 명이서 개발할 때랑은 다른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걸 그때 피부로 느꼈습니다.
Q.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A. 애자일을 도입했습니다. 데일리 스크럼을 통해서 각자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계속 묻고요. 회고도 훨씬 자주 했어요. 일단 자주 만났고, “우리 파트가 지금 이걸 하고 있는데, 그쪽 파트에서 이러이러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논의해서 바로 우선순위를 조정하고요. 무엇보다 그런 시간을 통해 다른 개발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서로 공감을 많이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애자일이라고 표현했지만, 결국 대화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세한 대화에 기반한 지지와 지원이 아하랩스의 개발 문화
Q. 그런 경험이 현재 아하랩스 문화를 이루고 있다고 보시나요?
A. 네, 맞아요. 사실 그 전에 제가 아하랩스에 합류하기로 한 데에도 그런 배경이 있었어요. 정경순 CTO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뭘 물어보든 항상 상세하게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아하랩스에 합류해서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개발자는 늘 공부해야 할 게 넘치잖아요? 저도 20년차 개발자였지만 MongoDB라는 걸 그때 처음 써봤으니까요. 하루에도 몇번씩 정 부대표님을 붙들고 물어보고 그랬죠. 무언가 막혔을 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머릿속도 정리되고 그러다가 상대방의 한마디에 영감을 받아서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하잖아요. 대화를 많이 하는 문화니까 도움이 많이 되죠.
후배들을 대할 때도 그렇게 하려고 해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옵션을 말해주고 고민해볼 수 있게끔 기다리죠. 만약 선택한 옵션이 제 생각에 최선이 아닌 것 같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관점은 어떤지 이야기를 상세하게 나눠요.
Q. 이전에 경험한 문화와는 많이 다른가요?
A. 물론 개발자들은 늘 새로운 걸 공부하다보니 서로 많이 묻고 그러긴 하는데, 아하랩스는 특히 더 자유로운 것 같아요. 개발 일정은 늘 빠듯하니까, 늘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최선의 답변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곤 했거든요. 반면 아하랩스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펫택시’ 프로젝트 할 때에도 – 물론 너무 바빴지만 – 이상하게 그런 여유가 있었어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자. 모르거나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 다시 논의해보자. 혼자 일하는 거 아니니까 백업할게. 정 안되면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보자” 이런 분위기가 있었어요.
Q. 아하랩스에 지원하실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우리는 소통 능력을 중시하니까요, 답변의 일관성을 중요하게 봅니다. 면접 때 결이 비슷한 질문을 다시 드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 비슷한 답변을 주시는지 확인해요. 일관성은 곧 정직성과 연결되기 때문이에요. 이력서 상에서는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끝까지 완수해본 경험이 있는지, 성실성을 확인합니다.
무엇보다 주도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아하랩스에서 많이 성장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